솔직히 저는 2년 넘게 안구건조증으로 고생하면서도 원인을 완전히 잘못 짚고 있었습니다. 루테인, 오메가3, 블루베리, 당근즙까지 눈에 좋다는 건 다 시도해봤는데 뻑뻑함과 이물감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거든요. 그러다 눈꺼풀 기름샘 문제라는 걸 알게 됐고, 찜질 하나로 일주일 만에 달라지는 걸 직접 느끼고 나서야 비로소 "내가 방향 자체를 잘못 잡았구나" 싶었습니다. 마이봄선이 막히면 눈물 자체가 나빠진다안구건조증 하면 대부분 "눈물이 부족한 것"이라고만 생각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눈물의 양보다 질이 훨씬 중요합니다. 눈물은 단순한 물이 아니라, 수성층(수분)과 지방층(기름)이 함께 구성된 복합막입니다. 이 두 층 중 하나라도 무너지면 눈물막이 빠르게 깨지고, 표면이 마르기 시작합니다.여기..
2021년 기준 국내 녹내장 환자는 100만 명을 넘었습니다. 그런데 이 중 절반 이상은 자신이 환자인 줄도 몰랐다고 합니다. 저도 오래전 주변 사람이 녹내장 진단을 받는 걸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증상도 없는데 어떻게 알았지?"라고 의아했는데, 그게 바로 녹내장의 가장 무서운 부분이었습니다. 조기 발견이 전부인 이유제가 아는 동생이 20여 년 전 고안압으로 종합병원 녹내장 클리닉을 다닐 때, 그 교수님 방 앞 예약자 목록을 보면 동생이 항상 가장 어렸습니다. 그때만 해도 환자 대부분이 50~60대 이상이었고, 30대 이하는 손에 꼽을 정도였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20~30대 얼굴도 부쩍 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녹내장이 더 이상 노인 질환만이 아니라는 게 제 경험상 피부로 느껴진 순간이었습니다...
주변 지인이 동네 안과에서 "당장 수술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덜컥 겁을 먹었다가, 일주일 뒤 대형 병원에서 "아직 이르다, 1년 후에 다시 오라"는 전혀 다른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같은 눈을 보고 이렇게 다른 말이 나올 수 있다는 게 처음엔 황당했는데, 백내장이라는 질환을 제대로 이해하고 나니 두 의사 모두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백내장 수술, 언제 해야 하고 어떤 렌즈를 골라야 하는지 — 이 두 가지만 정확히 알아도 쓸데없는 걱정이 절반은 줄어듭니다. 수술 시기, 정말 '지금 당장'이어야 할까백내장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있다고 하니 빨리 없애야지"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런데 백내장은 흰머리와 비슷합니다. 50대가 넘으면 누구나 수정체에 어느 정도 혼..
저희 이모가 치매 증상으로 묶여 누워 계셨을 때, 저는 그게 병원 탓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외롭고, 무섭고, 밥도 제대로 못 드신 탓이라고 느꼈습니다. 실제로 소꼬리를 사다 고아 드리고 딸들이 곁에서 이야기를 많이 나눠 드렸더니, 이모는 다시 돌아오셨습니다. 치매는 막연히 두려워하는 것보다, 지금 당장 뭔가를 바꾸는 쪽이 훨씬 힘이 셉니다. 인지예비능 — 뇌에도 근력이 있다는 걸 알고 계셨나요?뇌에 알츠하이머 병변이 있는데도 멀쩡하게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같은 정도의 병변을 가진 다른 사람은 병원에 입원해 있습니다. 이 차이를 만드는 것이 바로 인지예비능(Cognitive Reserve)입니다. 인지예비능이란 뇌의 신경 회로망이 손상됐을 때, 다른 경로로 기능을 우회하고 복구하는 능..
저도 처음엔 머리가 안 아프면 혈압이 정상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몇 달에 한 번씩 혈압이 160 이상으로 치솟는 경험을 하고 나서야, 고혈압이 얼마나 조용하고 무서운 병인지 실감했습니다. 검사란 검사는 다 받아봤지만 "정상"이라는 말만 돌아왔고, 그 답답함과 공포감은 당해본 사람만 압니다. 고혈압을 둘러싼 흔한 오해부터 혈압약의 부작용과 실제 복용 원칙, 그리고 결코 가볍게 봐선 안 될 기립성 저혈압까지, 제가 직접 경험하고 찾아본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고혈압 증상 오해 — 머리가 안 아프면 괜찮다는 착각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혈압이 160을 넘어서는데도 저는 딱히 아프지 않았습니다. 뒷목이 좀 뻐근하고 어지러운 느낌이 들긴 했지만, "혈압이 이렇게까지 올랐구나"라는 건 혈압계를 보고서야 알..
심방세동 환자는 뇌졸중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5배 높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님의 강의를 보다가 등이 서늘해졌습니다. 저 역시 한동안 가슴이 갑자기 두근거리는 증상을 경험했고, 그냥 방치해도 되는 건지 혼자 끙끙 앓았던 적이 있거든요. 심방세동과 부정맥, 제대로 알면 덜 무섭습니다 부정맥(不整脈)이라는 단어는 처음 들으면 막연하게 무섭습니다. 여기서 부정맥이란 맥박이 일정하지 않은 상태, 즉 심장이 60~100회 사이의 정상 리듬을 벗어나 너무 빠르거나 느리거나 불규칙하게 뛰는 것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이 중에서 오늘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이 심방세동입니다.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이란 심장의 윗부분, 즉 심방이 분당 350~600회에 달하는 비정상적인 미세 떨림을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