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 안 좋으면 하루가 참 피곤합니다. 밥 먹고 나면 꾸르륵 소리, 화장실을 들락날락하거나 반대로 며칠째 변을 못 보는 상황. 저도 비슷한 고민을 오래 했습니다. 그러다 청국장 환을 꾸준히 먹으면서 30년 넘게 저를 괴롭히던 설사와 꾸르륵 소리가 잡혔습니다. 단순히 "이거 먹으면 좋다"는 말이 아니라, 왜 좋은지 이해하고 나니 꾸준히 챙기게 되더군요. 장내 미생물과 면역력의 연결고리우리 몸의 면역 세포 중 약 70~80%가 장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외부에서 들어온 음식물이 혈액으로 흡수되는 통로가 바로 장이기 때문에, 그 문을 지키는 면역 세포가 집중적으로 배치되어 있는 것입니다. 장 건강이 무너지면 면역력도 함께 흔들리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장 건강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mic..
주변에서 암 진단을 받은 분들을 가까이서 지켜보다 보면, 처음엔 꼭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저 분은 운동도 꾸준히 하셨는데." 실제로 제가 알고 지내던 분 중에는 하루 10km를 걷고 마늘을 매일 한 통씩 챙겨 드시던 분도 있었는데, 그분도 결국 암 진단을 받으셨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음식이나 운동보다 훨씬 더 근본적인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게 됐습니다. 탄 고기와 커피 속 발암물질, 우리가 모르고 먹고 있는 것들대한민국은 인구 10만 명당 대장암 환자 수가 45명으로, 전 세계 194개국 중 최상위권에 해당합니다. 특히 남성의 경우 10만 명당 30명꼴로, 이는 전 세계 평균의 두 배를 넘는 수치입니다(출처: 국가암정보센터). 이 수치가 처음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한 시점이 1960~80년대..
허리가 아파서 정형외과를 찾았는데 신경과로 가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으십니까? 저도 그 경험이 있었는데, 그때는 솔직히 황당함보다 막막함이 먼저였습니다. 몸이 어디가 아프다는 신호를 보내는데, 정작 어느 문을 두드려야 할지를 환자 스스로 알아야 한다는 현실. 알고 보면 이게 우리 의료 구조의 민낯입니다. 과별 분리가 만들어낸 구조적 맹점제 지인의 아버지가 어느 날 갑자기 팔에 힘이 빠졌습니다. 처음 찾은 곳은 정형외과였고, 의사는 별 이상이 없다고 했습니다. 지인의 아버지도, 가족도 일단 안심했습니다. 그런데 나흘 뒤 언어가 느려지고 말이 끊기기 시작했고, 급히 병원으로 모시고 갔더니 혈압이 위험 수준이었습니다. 걸어서 들어가신 분이 휠체어에 실려 중환자실로 들어갔습니다. 결국 뇌경색(cerebral..
만보 걸었다고 운동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한때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60대 이후의 근골격계는 젊을 때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반응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운동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안전한 걷기: 60대 몸이 운동에 반응하는 방식은 다르다60세를 넘어서면 근육량이 매년 약 1~2%씩 감소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이를 근감소증(sarcopenia)이라고 합니다. 근감소증이란 노화로 인해 골격근의 양과 기능이 점차 줄어드는 현상으로, 낙상이나 관절 손상 위험을 크게 높입니다(출처: 대한노인병학회). 이 상태에서 무작정 오래 걷기만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친구 한 명이 정확히 이 경우였습니다. 퇴행성관절염이 있는 줄도 모르고 매일 만보 이상 걸었다가 무릎이 악화되어 ..
건강검진에서 고지혈증 소견을 받고도 "어디 아프지도 않은데 뭘"이라며 넘긴 적, 한 번쯤은 있지 않으신가요? 저도 솔직히 그 마음을 이해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고지혈증은 애초에 아플 수가 없는 병입니다. 심지어 병이라고 부른 역사도 20년 남짓밖에 안 됩니다. 이 글은 남편과 제 친구의 경험을 통해 제가 직접 확인한 것들을 솔직하게 정리한 것입니다. 고지혈증, 잘못 먹어서 생긴 게 아니었다혹시 고지혈증이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서 생긴다고 생각하고 계신가요?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친구는 마른 체형에 건강식을 거의 극단적으로 지키는 사람인데도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2년 내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직접 옆에서 지켜봤는데, 어느 날 검진 결과를 보고 수치가 오히려 30이나 더 ..
체중계 숫자를 보며 한숨 쉬어본 적, 한 번쯤은 있으시죠. 저도 그랬습니다. BMI 25를 넘길 때마다 뭔가 잘못 살고 있는 것 같은 죄책감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최근 뇌혈관 전문의의 강의를 들으면서 그 죄책감이 꽤 많은 부분 근거가 없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살집이 오히려 병을 이겨내는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얘기, 데이터를 보면 단순한 위로가 아닙니다. 체중과 생존율, BMI가 말해주지 않는 것BMI(체질량 지수)란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저체중·정상·과체중·비만을 구분하는 국제 기준입니다. 서구권 기준 18.5~25, 아시아권 기준 18.5~23이 정상 범위로 알려져 있는데, 이 기준은 1970년대 사망률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겁니다. 그런데 2000년대 이후 데이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