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이 증상을 처음 들었을 때 "그냥 좀 아픈 거 아냐?"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조카가 아이를 낳고 수유 중 에어컨 바람을 뒷목에 맞은 뒤 온몸이 무너지는 걸 옆에서 지켜보고 나서야 섬유근육통이 얼마나 복잡하고 무거운 병인지 알게 됐습니다. 신경과, 류마티스 내과, 정형외과를 돌아다녀도 "정상"이라는 말만 들었을 때 그 막막함이 어느 정도인지,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도 아실 분이 꽤 계실 것 같습니다. 병원선택 — 류마티스 내과가 정답일까요?섬유근육통(Fibromyalgia)이라는 진단을 처음 받으면, 대부분 류마티스 내과를 가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여기서 섬유근육통이란 근육과 연부 조직 전반에 걸쳐 만성 통증이 나타나고, 수면 장애·피로·인지 기능 저하 같은 복합 증상이 동반되는 질환입니다..
갑상선 약을 20년 가까이 먹었는데, 약을 끊은 게 장과 목 때문이라면 믿으시겠습니까?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제 새언니 이야기를 듣고 나서, 그리고 50대가 되어 제 몸이 하나씩 신호를 보내기 시작하면서 — 이게 우연이 아니라는 걸 실감하고 있습니다. 갑상선 문제는 갑상선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갑상선 세포는 왜 망가지는가 — 혈액순환이 핵심입니다갑상선 문제가 생기면 대부분 갑상선 호르몬 수치만 들여다봅니다. TSH(갑상선자극호르몬)가 낮으면 항진, 높으면 저하. 이렇게만 알고 계신 분이 대부분일 겁니다. 여기서 TSH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어 갑상선에 호르몬을 더 만들라고 명령하는 신호 호르몬입니다. 이 수치가 낮다는 건 이미 갑상선이 과도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죠.그런데 왜 갑상선 세포..
솔직히 저는 2년 넘게 안구건조증으로 고생하면서도 원인을 완전히 잘못 짚고 있었습니다. 루테인, 오메가3, 블루베리, 당근즙까지 눈에 좋다는 건 다 시도해봤는데 뻑뻑함과 이물감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거든요. 그러다 눈꺼풀 기름샘 문제라는 걸 알게 됐고, 찜질 하나로 일주일 만에 달라지는 걸 직접 느끼고 나서야 비로소 "내가 방향 자체를 잘못 잡았구나" 싶었습니다. 마이봄선이 막히면 눈물 자체가 나빠진다안구건조증 하면 대부분 "눈물이 부족한 것"이라고만 생각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눈물의 양보다 질이 훨씬 중요합니다. 눈물은 단순한 물이 아니라, 수성층(수분)과 지방층(기름)이 함께 구성된 복합막입니다. 이 두 층 중 하나라도 무너지면 눈물막이 빠르게 깨지고, 표면이 마르기 시작합니다.여기..
2021년 기준 국내 녹내장 환자는 100만 명을 넘었습니다. 그런데 이 중 절반 이상은 자신이 환자인 줄도 몰랐다고 합니다. 저도 오래전 주변 사람이 녹내장 진단을 받는 걸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증상도 없는데 어떻게 알았지?"라고 의아했는데, 그게 바로 녹내장의 가장 무서운 부분이었습니다. 조기 발견이 전부인 이유제가 아는 동생이 20여 년 전 고안압으로 종합병원 녹내장 클리닉을 다닐 때, 그 교수님 방 앞 예약자 목록을 보면 동생이 항상 가장 어렸습니다. 그때만 해도 환자 대부분이 50~60대 이상이었고, 30대 이하는 손에 꼽을 정도였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20~30대 얼굴도 부쩍 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녹내장이 더 이상 노인 질환만이 아니라는 게 제 경험상 피부로 느껴진 순간이었습니다...
주변 지인이 동네 안과에서 "당장 수술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덜컥 겁을 먹었다가, 일주일 뒤 대형 병원에서 "아직 이르다, 1년 후에 다시 오라"는 전혀 다른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같은 눈을 보고 이렇게 다른 말이 나올 수 있다는 게 처음엔 황당했는데, 백내장이라는 질환을 제대로 이해하고 나니 두 의사 모두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백내장 수술, 언제 해야 하고 어떤 렌즈를 골라야 하는지 — 이 두 가지만 정확히 알아도 쓸데없는 걱정이 절반은 줄어듭니다. 수술 시기, 정말 '지금 당장'이어야 할까백내장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있다고 하니 빨리 없애야지"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런데 백내장은 흰머리와 비슷합니다. 50대가 넘으면 누구나 수정체에 어느 정도 혼..
저희 이모가 치매 증상으로 묶여 누워 계셨을 때, 저는 그게 병원 탓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외롭고, 무섭고, 밥도 제대로 못 드신 탓이라고 느꼈습니다. 실제로 소꼬리를 사다 고아 드리고 딸들이 곁에서 이야기를 많이 나눠 드렸더니, 이모는 다시 돌아오셨습니다. 치매는 막연히 두려워하는 것보다, 지금 당장 뭔가를 바꾸는 쪽이 훨씬 힘이 셉니다. 인지예비능 — 뇌에도 근력이 있다는 걸 알고 계셨나요?뇌에 알츠하이머 병변이 있는데도 멀쩡하게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같은 정도의 병변을 가진 다른 사람은 병원에 입원해 있습니다. 이 차이를 만드는 것이 바로 인지예비능(Cognitive Reserve)입니다. 인지예비능이란 뇌의 신경 회로망이 손상됐을 때, 다른 경로로 기능을 우회하고 복구하는 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