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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비타민B 컴플렉스를 챙겨 먹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게 얼마나 다를까' 싶었거든요. 과도하게 일하던 시기, 근육통과 눈 피로가 겹쳤을 때 처음으로 먹은 날과 안 먹은 날의 차이를 몸으로 느꼈습니다. 그때부터 영양제를 진지하게 다시 보게 됐습니다. 그런데 최근 알부민 영양제 논란을 보면서, 이 시장이 어디까지 가려는 건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습니다.

영양제 시장이 과열된 배경
제가 비타민B 컴플렉스를 선택한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한국인에게 특히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가 비타민B군이라는 걸 알았고, 수용성 비타민이라 소변으로 배출되니 장기 복용해도 부작용 부담이 적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실제로 효과도 봤고요. 그런데 시장을 보면 오메가3, 크릴 오일을 지나 이제는 알부민 영양제까지 나왔습니다. 처음 그 얘기를 들었을 때 '이건 선을 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부민(Albumin)이란 혈액 속에서 단백질 운반과 삼투압 유지를 담당하는 혈장 단백질입니다. 쉽게 말해 병원에서 중증 환자에게 정맥 주사로 투여하는 치료용 성분인데, 이걸 일반 영양제로 먹겠다는 발상 자체가 의학적으로 말이 안 됩니다. 단백질은 소화 과정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되기 때문에, 알부민 형태 그대로 흡수되지 않거든요.
문제는 이런 제품들이 합법적으로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구조에 있습니다. 전문의약품은 임상 3상을 거쳐야 합니다. 임상 3상이란 기존 치료법과 비교해 효과가 우월하다는 걸 수천 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통계적으로 검증해야 하는 단계입니다. 반면 건강기능식품은 이 과정 없이 비교적 간단한 서류만으로 허가가 납니다. 그러다 보니 약으로는 나오지 못할 성분들이 영양제라는 이름을 달고 쏟아지는 겁니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약 6조 원을 넘어섰습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영양제 부작용과 간독성의 진실
제가 직접 경험하면서 느낀 건, 영양제도 결국 아무나 먹어서 좋은 건 아니라는 겁니다. 비타민B, C처럼 수용성인 것들은 체내에 쌓이지 않고 배출되니 큰 문제가 없지만, 비타민A나 D 같은 지용성 비타민은 사정이 다릅니다.
지용성 비타민이란 물에 녹지 않고 지방 조직과 간에 축적되는 비타민을 말합니다. 대표적으로 비타민A, D, E, K가 여기에 해당하는데, 과량 복용하면 간독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여기서 간독성이란 간세포가 처리하지 못할 만큼 많은 이물질이 유입되어 간세포 자체가 손상되는 현상입니다. 간은 낯선 성분을 모두 독으로 인식하고 분해하려 합니다. 이 능력이 무한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 영양제를 한꺼번에 복용하면 간이 과부하에 걸릴 수 있습니다.
오메가3를 둘러싼 혼란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제가 지금도 오메가3를 건강기능식품으로 복용하고 있는데, 고등어 같은 등푸른 생선을 자주 먹기 어려운 현실 때문입니다. 한국인이 전 세계 해산물 섭취량 1위라는 통계가 있긴 하지만, 실제로 제 식단에서 그게 충분히 채워지는지는 자신이 없었습니다. 오메가3의 핵심 성분은 DHA와 EPA 두 가지입니다. DHA(Docosahexaenoic Acid)란 뇌의 신경세포막을 구성하는 필수 지방산으로, 신경 기능 유지에 직접 관여합니다. 한때 심근경색과 뇌졸중 예방 효과까지 기대됐지만, 이후 반복 임상에서 육류와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현재는 심혈관 관련 가이드라인에서 삭제된 상태입니다.
영양제를 먹을 때 실제로 주의해야 할 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수용성 비타민(B군, C)은 과잉 섭취해도 소변으로 배출되어 부작용이 적다.
- 지용성 비타민(A, D, E, K)은 체내에 축적되므로 과량 복용 시 간독성 위험이 있다.
- 여러 영양제를 동시에 복용하면 간의 대사 부담이 증가한다.
- 식물성 오메가3(아마씨, 들기름 등)는 사람이 실제로 활용하는 DHA 형태를 거의 포함하지 않는다.
- 단기 임상 연구와 규제기관이 인정하는 임상 3상은 완전히 다른 수준의 근거다.
국내 한 대학병원 연구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 복용 후 간 수치 이상을 보인 사례 중 상당수가 복수의 영양제를 동시에 복용한 경우였다는 보고도 있습니다(출처: 대한간학회).
내장지방 관리가 진짜 해법인 이유
저는 당뇨 전단계 판정을 받은 뒤 잡곡밥으로 바꿨습니다. 처음엔 맛이 없어서 억지로 먹었는데, 이제는 잡곡밥이 더 고소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저는 마른 체형인데도 복부가 나와 있는 마른 복부비만입니다. 이게 사실 당뇨 전단계의 핵심 원인이라는 걸 이해하고 나서는 영양제보다 내장지방 감소에 더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뇨가 생기는 기전을 이해하면 이 문제가 더 명확해집니다.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이란 인슐린 신호에 세포가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초인종을 눌러도 문이 잘 열리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 저항성은 단 음식을 많이 먹어서가 아니라, 내장지방에서 분비되는 지방산이 인슐린 신호 체계 자체를 망가뜨려서 생깁니다. 탄수화물이 직접적인 원인이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특히 한국인은 서양인에 비해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베타세포의 생산 능력이 선천적으로 작습니다. 그래서 과잉 칼로리로 내장지방이 조금만 쌓여도 당뇨로 빠르게 이어질 수 있습니다. 1980년대 이후 서구식 식단이 유입되면서 한국인 당뇨 환자가 급증한 이유가 바로 이 체질적 특성과 맞물린 결과입니다. 실제로 체중을 3kg만 줄여도 당뇨 관련 수치가 영양제와 비교도 안 될 만큼 극적으로 개선된다는 임상 경험이 축적돼 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즐기면서 영양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싶다는 마음, 저도 충분히 공감합니다. 현대인의 식단에서 모든 영양소를 음식으로 채우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다만 영양제는 부족한 것을 채우는 도구일 뿐, 내장지방을 줄이고 식습관을 바꾸는 노력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비타민B, C처럼 내 몸이 실제로 부족한 것을 선택적으로 보충하고, 지용성 성분은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향입니다. 영양제를 쌓아두기 전에, 내 몸이 진짜 뭘 필요로 하는지 먼저 묻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건강 문제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