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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 결과지에서 골밀도 수치 -2를 확인한 날, 솔직히 꽤 당황했습니다. 매일 아침 실내자전거를 30분씩 타고, 요거트와 치즈도 챙겨 먹고, 칼슘·마그네슘·비타민D 영양제까지 꼬박꼬박 먹고 있었거든요. 나름대로 관리한다고 했는데 -2라니. 그 순간부터 제가 알고 있던 골다공증 상식이 정말 맞는 건지 하나씩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골밀도 수치 -2, 내가 잘못 알고 있던 것들
골밀도 검사 결과는 T-점수(T-score)로 표기됩니다. T-점수란 건강한 젊은 성인의 평균 골밀도와 본인의 골밀도를 비교한 수치로, -1.0 이상이면 정상, -1.0에서 -2.5 사이는 골감소증, -2.5 이하면 골다공증으로 진단합니다. 제 수치 -2는 골다공증 직전 단계인 골감소증에 해당합니다. 이 사실을 알고 나니 그냥 넘길 수가 없었습니다.
50대 중반이 넘으면서 폐경 전후의 에스트로겐 감소가 뼈 건강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건 어렴풋이 알고 있었습니다. 에스트로겐이란 여성 호르몬의 일종으로, 뼈를 갉아먹는 파골세포(破骨細胞)의 활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해 이 호르몬이 줄어들면 파골세포가 제멋대로 활성화되면서 뼈가 빠르게 약해집니다.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었는데, 직접 수치로 확인하고 나니 현실감이 달랐습니다.
가장 당혹스러웠던 건 예전에 진료를 받을 때 의사 선생님이 "넘어지면 뼈 부러지니까 운동하지 마세요"라고 했던 말입니다. 당시엔 조금 어이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운동 자체를 금지한 게 아니라 골절 위험이 큰 특정 동작을 조심하라는 의미였을 겁니다. 실제로 뼈에 체중을 실어주는 운동, 즉 걷기나 계단 오르기는 조골세포(造骨細胞)를 자극합니다. 조골세포란 뼈를 새로 만들어내는 세포로, 이 세포가 활발하게 작동해야 뼈 밀도가 유지됩니다. 반대로 윗몸 일으키기처럼 허리를 앞으로 굽히는 동작은 척추에 압박 골절을 유발할 수 있어 골다공증이 있는 분들에게는 피하는 게 맞습니다.
골밀도 검사는 여성 기준 만 65세 이상에서 1년에 한 번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다만 폐경이 일찍 시작되었거나 가족 중 골다공증 골절 경험자가 있다면 65세 이전이라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칼슘흡수와 낙상예방, 직접 실험해보니
일반적으로 멸치나 사골국이 칼슘 보충에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멸치는 칼슘 함량이 높지만 충분한 양의 칼슘을 섭취하려면 생각보다 훨씬 많은 양을 먹어야 하고, 짠맛 때문에 나트륨 섭취가 늘어나면 오히려 칼슘이 소변으로 더 빠져나갑니다. 사골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뼈에서 나온 인(燐) 성분이 칼슘과 결합해 칼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기대만큼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저는 유당불내증(乳糖不耐症) 문제도 고민이었습니다. 유당불내증이란 우유의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인 락타아제가 부족해 우유를 마시면 복통이나 설사가 생기는 증상입니다. 아시아인의 75% 이상이 해당된다는 연구 결과를 보면 우유가 성인 칼슘 섭취의 만능 해결책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저도 원래 우유를 즐겨 먹지 않았고, 요즘 의식적으로 챙기려 하는데 잘 되지 않는 게 사실입니다. 대신 요거트와 치즈를 꾸준히 먹고 있는데, 발효 과정에서 유당이 상당 부분 분해되기 때문에 위장 부담이 훨씬 적습니다.
칼슘 보충제는 크게 탄산칼슘과 구연산칼슘 두 가지가 있는데, 저는 칼마디 영양제를 점심 후에 챙겨 먹고 있습니다. 탄산칼슘은 위산이 있을 때 흡수되기 때문에 반드시 식후에 복용해야 하고, 구연산칼슘은 위산과 무관하게 아무 때나 흡수됩니다. 변비가 생기는 분이라면 구연산칼슘으로 바꾸는 것도 방법입니다.
비타민 D와 관련해서 제가 직접 느낀 것은, 햇빛 단독으로 충분한 비타민 D를 합성하기가 생각보다 어렵다는 점입니다. 겨울철이나 실내 생활이 많은 환경에서는 특히 그렇습니다. 창문을 통과하지 못하는 자외선 UVB(Ultraviolet B)로만 비타민 D 합성이 이뤄지는데, UVB란 파장이 280~315nm인 자외선으로 유리를 통과하지 못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결국 실내에서 햇빛을 쪼이는 것은 비타민 D 합성에 아무 효과가 없습니다. 비타민 D는 영양제로 매일 꾸준히 섭취하는 게 고용량 주사 한 방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고, 제 경험상 이 방식이 더 현실적입니다. 권장 섭취량은 하루 700~1,000IU 정도입니다(출처: 대한골대사학회).
실내 낙상 예방도 놓치면 안 됩니다. 골절 사고는 빙판길보다 집 안, 특히 야간 화장실 이동 중에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제가 실천하고 있는 낙상 예방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화장실 바닥에 미끄럼 방지 매트 설치
- 취침 전 전선줄 및 바닥 물건 정리
- 가능하면 야간 센서등 설치
- 문턱 최소화 또는 제거
- 주말 야외 걷기로 하체 근력과 균형 감각 유지
콩류와 우유를 함께 먹으면 안 된다는 말도 제 궁금증 중 하나였습니다. 이건 사실입니다. 콩 껍질에 포함된 피틴산(Phytic acid)이 칼슘과 결합해 흡수를 방해합니다. 콩두유와 우유를 섞은 쉐이크를 자주 마신다면 아무리 칼슘을 챙겨 먹어도 실제 흡수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골다공증은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오거나 안 오거나 하는 병이 아닙니다. 나이 들면 반드시 오는 변화입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꾸준한 체중 부하 운동, 칼슘과 비타민 D의 꾸준한 보충,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 그리고 낙상을 줄이는 생활 습관. 이 네 가지를 병행하면 골절 위험을 8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저도 -2 수치에서 멈추지 않고 지금보다 조금씩 더 나아가 볼 생각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골밀도 수치나 건강 상태에 따른 치료 방침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